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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돌개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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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2회 작성일 18-04-11 10:42

본문

벚꽃과 돌개바람

 

벚꽃은 세상을 제패하듯 꿈속으로

화려한 자태에 빠져 취한 듯하다

그런 호사스러운 순간도 언제였냐는 듯

돌개바람에 감긴 눈을 번쩍 떠보니

아름다운 세상은 순간에 아수라장!

도로 한복판에 붉게 충혈된 신호등 하나,

 

차들도 돌개바람으로 달리다 급브레이크

파열음에 잠든 꽃들이 경기(驚氣)하는데

봄은 이렇게 토하며 쓰러지는 걸까?

하얀 목련 아름다운 자태도

순간에 속살을 벗기듯 쓸고 가더니

오늘은 벚꽃이 입덧하며 흘러내린다

 

속절없이 휘젓는 돌개바람 습성을

빨간 불빛은 잠시 멈춤을 유도하지만,

강물도 차오르면 둑이 넘치듯

바람에 길은 언제든지 영원하다고

어느새 파란 신호로 바뀐 도로 풍경들

 

돌개바람 무한대로 질주하는 동안

세상에 어떤 영화도 꽃처럼 피었다가

그 속에 하염없이 휘날리는 모습!

얼었던 땅이 균열이 가듯 지난 부귀영화

한 자락씩 떨어지는 벚꽃 같은 생애가

용 꼬리 홰를 치듯 돌개바람에 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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