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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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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후승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18-04-21 16:14

본문

목덜미를 감쌌던 당신의 피땀을 우리는 양분 삼아 자라왔습니다.
이따금 반사되던 터널끝 반짝임을, 
우리에겐 안 보이던 당신만이 들을 수 있다던 미약한 촛불의 숨소리를
당신은 희망 삼아 우리의 보금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새벽의 심장이 우리의 귓등을 두드려도
당신에겐 바위와 정만의 뭉툭한 합만이 유일한 시계였지요.
당신의 백치와 검붉은 버캐는 그렇게 당신의 뒷모습을 밝혀갔습니다.

당신의 손끝의 박수소리가 사라진 저녁
어릴적 보던 반짝임을 남몰래 훔쳐보았습니다.
스스로를 그렇게 희망으로 포장하며 우리에게 보여준 당신만의 확신은
선임자들의 회광반조임을 그때야 깨달았습니다.

이제야 당신의 정을 잡았습니다.
식솔을 위해 보여준 본능의 명령을 나 또한 조용히 따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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