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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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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3회 작성일 18-05-05 07:38

본문

의자의 일생


누가 내놓은 쓰레기일 것이다.


다리 하나가 부러진 의자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한 입을

꾹 다문 채 세 개의 다리로

자신의 일생을 떠받치고 있다.


내려놓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뒤로 돌아가는 눈동자

도시의 뒷골목에 숨어 있던 바람이

입맞춤에 탐닉하는 연인들을 흉내 내듯

메울 길 없는 간극에

끈끈한 추억을 밀어 넣는다.


날카로운 윤곽으로 내려앉은 그림자도

시린 뼈에 문신을 새기듯

차곡차곡 슬픔의 무게를 복사한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눈물이

우물 속으로 퐁당

떨어질 것만 같다.


사랑 받기보다 이해 받는 것.


누군가의 가슴 속에 네 개의 다리로

온전히 서 있는 것.


찾아오는 이의 고단한 삶을

받쳐주던 온기로 천천히 잊혀져가는 것.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따스한 기억 속에 조금만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다면

당장 윤회의 불구덩이 속에 던져지면 어떠랴.


회한의 무늬로만 다가오는

젊은 날의 사랑

어둠 속에서 눈을 찌르며 쓰다 만 일기처럼.


깁스도 목발도 내려놓은 꿈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뿐인

시간에 기대어선 다리 세 개가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 쓴 채

무심한 듯 생의 저편을 응시하고 있다.


행렬에서 이탈한 오후가

외로움에 지친 이방인처럼

그 곁을 길게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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