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黃雨)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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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크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18-05-09 11:11본문
황우(黃雨)의 시간
깃발을 흔들더니 네가 왔지
총탄처럼 날아와 산 것들을 뉘였어
삶의 등고선에는 쉼터같은 것은 없는지
모두가 뒤처진 사냥감처럼 정신없이 쫓기는 시간
복잡한 문명도 그저 사람이 사람을 쫓고
쫓는 날의 반복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왜 별은 같은 자리를 서성여도 저토록 아름다울 뿐인지
하루치의 기도를 하고도 푸른 잎을 밟아보면
입안에는 여전히 서걱한 사막이 있네
당 떨어진 인생은 서서히 바닥을 기는 거라며
달팽이가 지나 간 길로
갱도 같은 삶이 하얗게 깔리는 밤
맛없는 죽이라도 따뜻하기만 하다면
막다른 길이더라도 가슴에 품은 쪽배를 내어 놓을텐데
사람이 세상인 곳은 있냐고
파도처럼 날 데려갈 사랑은 없냐고
활처럼 크게 울고 싶은 날
짚신같은 길에서 밥을 먹는 나는 gps 꺼진 스마트폰을
별처럼 움켜 쥐고 있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처럼 울고 싶다는 표현이
자꾸 발목을 잡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마크형님의 댓글
마크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댓글을 받고 보니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의자를 들썩이게 됩니다.
고맙고 송구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