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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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1회 작성일 18-05-15 11:19본문
물의 꽃
물의 꽃은 겸손하고 수려한 순백의 꽃이다
흐르며 제 몸 쉬임없이 바위에 부딪혀 꽃을 피운다
가벼우면 키작은 채송화 꽃인양 업드려 촘촘히 피우고
무거우면 바위에 부서지며 백합화 처럼 꼿꼿이 피워낸다
물은 꽃을 피우기 위해 아래로 흘러야 하고
위를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을 감내하며 다만
피워 낸 물꽃만이 헤쳐온 고난의 여정 눈길 건넬뿐이다
물이 제 꽃을 피우는 것은 혼자만으로 피울 수 없다
그 가는 길 내어주고 무거운 몸 기댈 수 있는 벽을 만나고
힘들면 깊고 푹신한 물의 의자에 쉴 수 있기 때문이며
제 몸 부딪혀 상처난 마음 어루만지는 강바람의 위로 때문이리라
줄지어선 나무들 몸 흔들어 손벽치며 환호하는 격려 있어서
그들의 여정은 강가에서 기다리는 강물의 어미를 만날 수 있고
강물은 흘러흘러 바닷가 포구에서 대양의 아비를 만날 수 있다
물이 제 몸 부서져 물보라를 일으켜야 꽃을 피우 듯
삶의 어느 것도 참과 거짓에 부딪치지 않고 흘러갈 수 있을까?
물꽃이 피워지는 이치가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는 이유이듯이
때론 깊은 골에 들러 물이 피우는 꽃향기에 취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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