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러셨나요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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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92회 작성일 18-05-23 20:27본문
왜 그러셨나요7
서시,
햇빛이 가끔씩 보금자리처럼 내려앉은
울창한 숲속 어느 곳에서
나를 훔쳐보는 습한 눈동자는
립스틱이 지워진 당신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느낌이지.
살며시 감은 눈꺼풀의 떨림은
조용한 숲속을 표현하는 차분한 음표들이었고
드넓은 숲속들은 그것들을 열심히 날라서
더 넓은 숲속을 만들어 놓기도 하였지.
긴 입맞춤 뒤에
당신은 나의 손을 잡고
우리가 만들어 놓은 깊은 숲속을 하염없이
헤매고 다녔지.
낮과 밤도 서로 어우러지고
길이 사라지는 곳이면
우린 서로 입맞춤을 하고 잠깐씩 잠들다가도
다시 깊은 숲속으로 되돌아갔지.
왜 그러셨나요. 7
햇빛이 빗물이 되어버린 시간들
빗물이 고인 자리에 작은 숲을 만들어 보려고
잠깐씩 걸음을 멈추어보아도
밀리는 체증 속으로 떠밀리며 떠돌아다닌다.
서로 부딪히는 부드러운 우산들 사이에서
당신의 감긴 눈빛을 발견 했을 때
당신의 입술과 당신의 유방, 당신의 살색 스타킹들이
검은 빗물처럼 흘러 내렸다.
나를 사랑할 때 당신이 흘리던 땀으로 가리던 젖은
당신의 머리카락을 정성스럽게 쓸어 넘기 듯
창문을 열고 닫는다.
그리고 다시 물어본다.
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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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맛있게 읽었습니다
왜 그랬지, 되 묻는데
왜 나도 몰라 그 소리가 툭 튀어 나오는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