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리 > 창작시의 향기

-나의 자리-

나는 실험실에서 일한다.

내 주위는 위험물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약품은 먹으면 금방 죽고, 어떤 약

품은 먹으면 입으로 가스가 나오고, 또

어떤 약품은 먹으면 배에서 폭발이 일어

난다.  

실험실은 위험지역이다.

실험실에는 하루 종일  환기팬이 돌아간

다.

사람들은 실험실에서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다.

나의 자리는 그 누구도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 경쟁력이 없는 자리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나는 내 자리에서 내 주위의 약품들이 불

만을 갖지 않겠끔 기분을  살살 맞춰주어

가면서 조심스럽게 내 일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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