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와 참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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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47회 작성일 17-09-25 10:03본문
허수아비와 참새들
가을도 깊어간 텅 빈 들
허수아비 주변에
참새 떼들 떠나지 않고
그 곁을 지키고 있다
누렇게 벼 이삭 익을 즈음
그토록 허수아비와 신경전
허수아비쯤 허깨비라고,
수많은 시간 조롱하더니
정이 들었을까?
철이 들었을까
텅 빈 들
나란히 어깨 위에 앉아있다
갈대는 허수아비 호위병처럼
푸른 깃발 드높이
지난여름 비바람에
눈을 못 떠 싫다, 하더니
이제는 친구처럼 흔들리고,
저녁노을을 만끽하려
가을을 향한 춤사위가
파도의 물결처럼 번져갈 때
갈바람의 조력이 필요했다고
세상에 피고 지는 자연
그 속에 함께하는 우리 사회
철 지나,
철이 들면
옛날 앙금은 씻은 듯 허물고
자연은 운우지정 싹트는데,
눈뜨면 곳곳에 쓰나미 소식
밤낮 쉴 새 없이 밀려와
몇천 년 지켜야 할 우리 터전
모래성처럼 균열 지고 있다
둑을 막아야 할까?
물길을 돌려야 할까
막연한 공상들
허수아비는 오늘도 슬프다
추수가 끝나 쉬려 했는데
내 신세가 마치 풍전등화
이 나라 군신들 속마음 같다고.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익은 벼를 지키던 허수아비가 참새들의 친구가
되었군요.
세상만사 그렇지 못하여 두레박처럼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아웅다웅이니,
하, 세월 좋아도 시류는 삻다 하겠습니다.
텅 빈 들 지키는 허수아비, 그대로 놔두면
농촌을 알리는 풍경도 되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
허수아비 역활도 못하면서
글은 그럴듯하게 써 봅니다.
늘 따뚯한 온기가 고마울 뿐 입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