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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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18-06-04 14:10본문
물의 꿈
세상 어디든 낮은 곳이 좋아
놓아주면 엎드려 바닥을 기는
노숙자의 메타포
핏물이 흐르는 욕망과
생선 내장처럼 파헤쳐진 근육질의 아스팔트
혀로 핥으며
아득하고 긴 것은 사랑이 되고
회한의 등 뒤에 다가서는 숨결이 되고
누군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부드러운
악력이 될 수 있다면
시장바닥에 버려진 배춧잎처럼
짓밟히고 으깨진 이름 모를 시간들
가슴에 주워 담고
울음을 토해내듯 울컥울컥
낮은 데로
더 낮은 데로 내려가는
물의 꿈
가장 무거운 어둠 속에
저를 묻으러 가는 길
하늘에 두고 온 눈동자
쏟아질 듯 반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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