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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조현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1회 작성일 18-06-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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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ㅡ 꽃은 나체이구나

 

귀를 맑게 씻어주는 계곡 물소리 따라

철쭉, 벚꽃, 들꽃들이 활짝 팔짝 뛰어다녀요

활짝 핀 꽃, 반짝 핀 꽃, 살짝 핀 꽃 ㅡ

꽃의 자세를 살피다가 아 ㅡ그만

반쯤 흘러내리다 멈춘 꽃의 체위를 보고 말았어요
  

내려오다 문득문득 돌아보는 눈빛 뒤로

바람은 왜 성 성히 핀 산꽃 뒤에 숨어 불고

그때마다 자꾸 내 귀가 소리로 환생을 하는데

 

어린 잎새들의 웃음소리는

계곡 물소리처럼 흘러내리다가 반쯤 멈추었다가

꽃의 독설이 들려오는 거였어요

 

생의 마디마다 빈손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에

온몸을 흔들어 부풀어 오른 생의 인연을 비우는 연등처럼

山門을 걸어 나오는데

 

"봄은 잠시 지나갈 뿐 가을이 좋다"

시샘 어린 단풍나무의 작은 소리가 들렸어요

 

아 몰랐어요

어느새 산문을 지나 버스에 오르는 여인의 뒷모습처럼

몰래 왔다 몰래 가야 하는 것을

 

그녀를 태운 버스가 몇 번을 서성이다 떠나버리고

설마 누가 아무도 모르는 배웅을 했을까요

 

한 걸음도 보내지 않기 위해

한 걸음도 배웅하지 않은 독살스러운 꽃의 표정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는

 

꽃의 체위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그 속에

깊고 푸른 소인이 있고

한 여자가 남긴 긴 여운의 독설

 

" 아 ㅡ 꽃은 나체이구나 하는

 

꽃보다 앞서 그녀를 먼저 보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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