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비워진 비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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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68회 작성일 18-06-07 11:4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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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애띤 그늘 속에
어디선가 딸각 딸각 소리가 들렸다
반쯤 벌거벗은 개울가에
투명한 물결 속에 시선을 꽂았다
햇살과 조약돌이 서로 사랑에 빠져있었음을
이제서야 알아차린다 높은 불기둥이
저 둥근 하늘을 검게 떠받치는 날까지
바라보고 싶다 히말라야 기도 깃발처럼
어느덧 크고 늙은 느티나무
이파리가 잠시 펄럭이더니
씨발 경사났군, 어디선가 다가온다
이렇게까지 기쁘긴 처음이야
어둠은 느리지만 밀물처럼 밀려들고
한줌의 별이 반짝 켜진다
친구는 기어코 그 조약돌을 집어들었다
적어도 그들의 비극은 이렇게 기록 되었고
뇌파 검사 그래프는 씰룩거렸다
볼펜 머리 하얀 뚜껑이 뭐라 씨부렁댔다
천사들이 나팔 불고 있어요
알코올 좀 삼가하시구요
그래 봤자 한낱 휘발성 비유일 뿐
파란 하늘을 입고 선, 소녀는
화이트 보드 마커 냄새를 날린다
그 누군가가 살았을 뇌출혈 덤불 속에
소년의 근거 없는 약속들이
달콤한 알코올 속에 흐느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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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초심자님의 댓글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구한 자연에도 기억이 존재할까요?
왜곡된 진실을 바라보고 힘없이 비껴가면
기억은 늘 비유로 존재할 뿐~
그 잔상이 저를 억누르는군요.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소드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