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마네킹이 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13회 작성일 18-06-08 11:58본문
마네킹이 되다
가끔 참을 수 없는 그 어떤 유혹에 이끌려
내려야 할 서너 정거장 전에서 내려 걸어간 적이 종종 있다
마네킹 같은 사람들이 쇼윈도에 앉아 호객하는 그 거리를
딱히 볼일도
솔직히 그럴 용기도 없으면서
무엇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소중한 무엇인가를 찾아야 하는 사람처럼 두리번거리며 무엇을 찾았다
아무것도 없는
그곳엔 얼굴은 없고 몸만 있었다
가끔 몸이 몸을 사랑했던 마네킹이 걸어 나오기도
혹 나처럼 걸어 다니기도 했다
골목은 계절처럼 어제와 오늘이 달랐고 비 오는 날이면
얼굴 없는 마네킹의 몸에서 환부의 농이 범람했고
눈발은 사랑체로 때론 이별체로 골목을 쓸고 몰려다녔기 때문인지
한 번도 같은 풍경을 보지 못했다
지금쯤 그 마네킹들은 새 옷으로 갈아 입었을까
아니면 멸치를 볶고 있을까
얼굴이 없어서
눈이 없어서 나를 보지 못했던 아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쩌면 난 그 마네킹의 얼굴이 보고 싶어 그토록 헤맸는지 모른다
난 종종
마네킹의 얼굴이 궁금하여
마네킹이 된 적 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6월이네요./
날씨도 더운데 이미지 고르신 수고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넝굴장미보다 더 풍성한 시
많이 작하시고 건강 잃지 않는 유월보내세요.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얼굴 아니 같은 화장 이었나 봅니다
유난히 붉은빛이 휘감던 곳
그곳의 마네킹은 시인님 말씀처럼
새 옷을 갈아입고 반찬을 만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렵니다
모두가 마네킹인 세상에
용감히 명찰을 단 시인님의
마네킹에게 박수를 드립니다ㅎ
감사합니다
오영록 시인님
아련하면서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절대로 마네킹이 될 수 없는
오영록 시인님!
팁 하나 드리지요
글을 멈추는 순간
확실한 마네킹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