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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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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0회 작성일 17-09-26 09:13

본문

 

능선을 바라본며

정호순  

 

붉게 솟아오르는 능선은 평등하다 부드럽고 단아하다

오르다 힘들면 쉬어가라고 봉우리만 가지고 있지 않다

 

하늘과 땅을 수직으로 가르고 있지만 그 누구의 편도 아닌 능선

가끔 심술궂은 안개가 경계를 지워 인내를 시험하지만

초심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늠름한 능선을 바라본다 단애에 붙박고 바위와 더불어 공존하는 노송처럼

늘 그 자리를 지키며 비와 바람과 눈과 햇살에 일희일비 않는다

 

넉넉한 하늘과 포근한 대지를 껴안은 능선은 조급하지 않다

힘 있는 자에게 교언영색 아니하고 힘없는 자에게 곤댓짓 않는다

거만하지 않아 아부하지 아니하고 소유하지 않아 비나리치지 아니 한다

 

 

영원한 능선, 능선을 바라본다

땅과 하늘과 흙과 바위를 아우르는 능선의 노을이 진다

 

 

석양을 등지고 나뭇짐을 가득 진 아버지 실루엣으로 들어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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