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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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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18-06-28 20:32

본문

불쌍한 사람에게

축축한 어둠 속에서 동정하는 눈빛들이 보였다

보잘 것 없는 모습을 하고 물에 젖어 쳐져있는 모습이 그렇다

어느 누구라도 처절하고 한심하다 할 것이었다

눈을 감고 깜깜함을 바라보며 생각해보았다

그 눈빛들에 담긴 일말의 우월감에 대해

또 그 안에 서린 오만함에 대해

다시 그들의 모순에 대해

타인을 재단하는 몹쓸 손짓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울타리를 보았다

옆집에 사는 수영이도

오늘 길에서 만난 아가씨도

어제 점심 찾아간 밥집 사장님도

나를 초라하게 하는 사람들도

모두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다

이를 벗어난다 해도 어차피 더 큰 울타리를 만날 다름이다

몸을 감싸는 울타리를 벗어나려는 노력도

이를 아름답게 꾸미려는 노력도

하나 부질없는 것은 없다

우리는 결국 그렇게 살아간다

축축한 어둠 속을 헤매는 지금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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