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별이 빛나는 밤에 > 창작시의 향기

두 개의 별이 빛나는 밤에

새가 바닥을 쪼고 있는 동안

더운 날씨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개미들을 피해

앞 사람을 따라 비틀대며 걸었습니다

어젯밤 비바람에 뚝뚝 떨어진 핀 건 본 적도 없는 능소화꽃 

비로소 고개를 들어 보니

창이 열리면 幻히 쏟아져 들어 오는 것들이 

천천히 바퀴를 굴리며 역사를 벗어나는 기차처럼

벌써 곁을 떠나가고 있었습니다

새가 바닥을 쪼고 있는 동안

돌에 갇혔다는 당신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겨진 셔츠에 여벌의 나를 집어넣었습니다

돌에 갇힌 당신을 구하러 가는 길입니다

창이 열려 있거나 닫혀 있거나

단단한 돌 속의 하늘이 있고 거기

두 개의 별이 빛나는 밤에 

나와 당신이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며 서로를 바라봅니다

더 있어야 무엇하겠습니까?

날은 더워지고

개미는 분주히 움직이고

비와 바람이 다녀가고

꽃잎이 떨어지고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난 저렇게 사랑해 본 적 없는 걸

새가 바닥을 쪼고 있는 동안

햇살이 바르게 퍼지는 언덕들마다 악기처럼 흐느끼는 이름, 전 그렇게 그를 부릅니다만

혹시 당신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