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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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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18-07-03 01:17

본문

정전 - 스탠드



갸우뚱

고개를 꺾은 스탠드가

오래된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알아보시겠어요?

덥석, 오른손을 집어보지만

오그라든 손에 빛이 들어오지 않은 날도

오래되었다


헐렁해진 조임 나사들 때문일까,

할아버지는 길게 있지 못하고

이따금씩 허물어지신다


어린 뒤로 팔을 둘러

작은 손을 움키곤

연필 쥐는 법을 가르쳐주시던, 그의 

단단했던 품을

이제는 내가 둘러 부축하고 있다


거울을 보듯, 외할아버지가

핼쑥한 그림자를 창백한 벽지에 비춰보고 계신다


낡은 스탠드 속엔 더이상 전류가 흐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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