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농부들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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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2회 작성일 18-07-09 13:54본문
* 선량한 농부들의 마을
집 주변의 풀이 장마에 웃자라 숲까지 무성해졌네
집 주변의 잡풀만 베면 되지 무슨 힘이 남아
먼 숲까지 낫 들고 덤비랴
내 경계를 지나면 숲은 온갖 초목이 구별 없이 한 식구이리라
내 밭의 상추와 고추만 신경 쓰면 되지
집집의 농부들 나보다 부지런하고 노련한데
산속의 남의 밭 신경 쓰랴
하기야 꽃은 내가 좀 잘 가꾸나보다
사람들이 오가며 앞마당 보기만 해도 즐겁다하네
초여름에 손대려다 지붕만 걷어두고 방치했던 마을 속 허름한 집은
장마 통에 비바람이 오가며 담벼락을 마저 쉬이 헐어주었네
급할 건 없지만 주저앉은 서까래 흉물은 치워야겠지
옆길에 오가며 집 짓는 속도가 느리다
속으로 한마디씩 하는 사람들 속마음 모를 손가
그런 후에는 또 마을 사람들은 궁금해 하리
지금은 동네 흉물인 그 집터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물론 그건 나만 아는 일이지
길목 입구가 꽃향기로 밝아야 마을이 사는 법
이 마을은 농사는 많은데 꽃 심는 사람은 대접이 소홀하다네
뭐 먹고 살기도 힘든데 꽃을 심누? 이런 노인도 계시네
헌데 말이지 사람들은 이구동성 마을이 청정하고 아름답게 변해야 한다고들 말하네
그들은 모두 토박이들로서 오래 터를 지켜오면서도 많은 이들이 한편으론 변화를 두려워하네
외부세계에서 온 이들을 경계하지
꽃을 심는 건 이해해도 봄철에 농사도 안 짓고 오늘처럼 시를 쓴다면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지
난 내가 먹을 건 내가 심네
물론 남의 집 숟가락 숫자도 미심쩍다 간섭하려는 이들이 간혹 있지만
배고픈 역사의 그늘 속 파고를 헤쳐 온 그들의 친화적(?) 습관을 이해하네
난 자기 농사에 충실한 어른들과 인심 좋은 이 마을이 흡족하다네
사람마다 다르게 보는 세상, 인심은 알아도 깊은 세상일을 이러쿵저러쿵 논하는 바가 없네
*禪學風流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 숲까지,
걸어가는 것은 바람,
바람의 마음을 배우면
이 무더운 여름도
시원해 질까요,
즐거운 습작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