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3)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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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재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18-08-07 15:20본문
인연 /심재천
어둠 깔린 낡은 탁자 밑에 소주 한 병이 놓여 있다
막막함과 두려움을 등에 지고
어서 뒹굴다 왔는지
씻어도 벗겨지지 않아
물기 뺀 억센 서글픔 겹겹히 파고들어
시시때때로
골 파인 중심골를 일자로 서
움직임 없는 형상 뻣뻣해지다
발정난 몸통 갈 곳을 못 찾고 있었다
그저 여기에 숨어 있다
얼마나 추워는지
빌려와 숨겨 두었던 기억들이 순간 스쳐가고
할말이 많은듯 코를 골다
얼마나 외로워 쓸까
덥석 찾아온 공포가 확 퍼져
낡은 탁자 끝은 이름도 성도 모르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숨통이 쭉 갈라져
매끈한 아픔은 슬그머니 물올라
얇은 주둥이를 내밀다
철없는 딸꾹질 질질질 물이 차
여기저기 보이는 검은 그림자 사이에 어느새 찾아와
기둥 세운 소주 한 병 자꾸만 비틀거린다
아무도 모르게
울퉁불퉁 파인 곡조 퍼렇게 옷을 입다
낡아서 힘빠진 살점은 밑에 있는 소주을 붙잡고
사는게 왜이리 힘든지
낡은의자은 소주한병의 어깨를 내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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