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밀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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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6회 작성일 18-08-17 10:20본문
여름 밀어내기 /추영탑
밀어내기 전에
제 발로 간다 하네 포락지형의 관음도 지쳤는지
깊이 뿌린 씨 다 거두고 달궈 죽인 나무뿌리
몇 데리고 여름이 간다 하네
석 달 열흘 못 살게 굴던 독니 빠지고
눈 동그랗게 치뜨고 지키던 윗목을 비켜앉아
문고리에 눈물도 한 방울 남기겠네
허옇게 드러난 둠벙의 사타구니나 만지작거리다가
나뭇잎 빨갛게 노랗게 물들일 커다란
말총붓이나 하나 남겨두고
매미야, 그만 울고 가자, 달래고 재촉하는
중이네
울다울다 만난 매미 한 쌍 그게 아니지,
어설픈 체위나 고쳐주고
파란 차일 하나뿐인 고추잠자리 하늘 예식장
마지막 하객이나 되어주고
여름이 벌겋게 단 제 눈 식히려 간다네
흐트러져 못 봐 줄 소갈머리 다 드러낸 여름이
단정해진 매무새로 속죄하러 간다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세상을 무섭게 달구더니
갈 때는 조용히 사라져 가는 역시 계절 답습니다.
여름내 욕도 못하고 부덕한 자신의 체력을 한탄 하면서
밤이면 더위와 외로운 싸움,
승자도 패자도 없는 마당에서 그동안 수고했던 선풍기를
애꿎게 발로 툭툭 차 봅니다.
보아지 않는 힘이 여름을 밀어 냈다고 하니 자연의 인수인계는
신비롭습니다
가을이면 무슨 한탄을 또 하려는지, 저도 여름을 글속에 인수인계한 기분 입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젯밤 새벽에는 한기가 들더군요.
에어컨, 선풍기로도 역부족이더 날씨가 제 풀에 꺾이며
패배를 인정합니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고생의 무게가 다르긴 해도
고생은 역시 고생,
그래도 겨울이 기승을 부릴 때 까지는 맘 편히 살게 되지 않을까,생각합니다.
알찬 수확 거두소서!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밀어내기 일점인 줄 알았더니
계절풍월이로군요 ㅎ
작야엔 잠을 있는대로 비벼 직신직신 먹어 치웠답니다
얼마나 잘 잤던지 >> 배가 부릅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 참 간사하지요.
벌써 덮을 걸 생객하다니...
좀 있으면 그때가 좋았지, 하겠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