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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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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18-08-17 11:01

본문

`

                                                             

 

                                                          

                                                                     대화09


택배 꾸러미를 풀고

포장 테이프 가슴을 정중앙으로 가르는

카터 칼날로 지나가는 햇살

 

꽁초에 묻은 붉은 립스틱처럼 요염하고

콘돔 봉지를 찢는 여자의

꽃무늬 엄지 네일아트 같이

나는 어떻게든 깨물어주고 싶어진다


쩍쩍 갈라진

흙덩이가 하품하듯

가을로 향하는 숲속에

푸르름이 탈출하고 있다


가을 창가에 물결치기 시작한다

여기 에덴의 네 귀퉁이에서


2  

무엇도 정해진 건 없었지만

붙박이 기다림을 느낄 수 있다

알뜰하게 화장의 잡초를 뽑은

순백의 맨얼굴을 바라본다

결점이 없는 아름다움은

공주님이라는 이름으로 뿌려진 공간에

사방으로 뿌리가 펼쳐지면서 영토를 넓혔고

저 어두어진 잔디밭은

내 거짓말에 가담한 비밀과

언젠가 그렇게 사랑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랑을 느끼는 진동의 자취를 찾아

눈꺼풀에서 목덜미까지 흘러내린 소금 자국

구슬 장식의 메마름이

동글동글 죽죽 그어져 있다


묵직한 욕망이 소파를 뒤덮고

남자의 가을을 향기롭게 유혹한다


3  

등받이에 등 대고 잠든 코알라 일까


여자가 잊고 잠든 흩뜨러진 스커트를 덮어준다

슬리슬쩍

허벅지 가려진 상처를 숨긴 숨결은

공기 저항이 없이 지나치게 붕 떠 있다


착한 남자

글쎄요 그냥 그렇게 보였던 것 뿐이죠

무슨 축구 프리킥인가


사긴 뭘 사

이건 비매품인데

누군가 그렇게 후려친다


빨간 버튼 벼랑 위에서

우물쭈물 망설임이 자멸을 재촉할 걸

누군가 경고한다


어떤 원칙을 갖고 원칙을 악용할지

머리 회전 RPM을 높여 보자구

이게 모두가 나인가 싶은


4   

다이어트 걱정은 음식에 대한 실례가 아니겠어

처녀들은

고기맛이 좋아 멸종했다고 하잖아

누군가 탄식한다

기회잖아 그냥 주워 먹자 응


오스트레일리아 폭염으로

자연발화된 산불에 코알라가 구워진데잖아

한 입 쓱 어때

누군가가 식욕을 자극한다


동전 던지기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관계잖아 자자

함께 다가가 보자구


5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하나 둘

흠흠

부위별로 정돈 된 대형마트 싱싱 코너 같잖아


연극이면 깨어날 것이고

진짜 자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도 늦지는 않을 꺼야

얼굴 가까이

엉덩이 뽀오옹를 가볍고 길게 날려 드린다


이 인간 이거 완존 더티하게 노네


엉덩이가 무슨 달리는 말인지

매섭게 후려친다

순결이 미덕이던 시대의 시선인가 봅니다


6  

외교수단이 테러뿐입니까

그렇게 섹시하게 누워 있으면 하나님의 아버지도......

바겐세일로 가라앉은 가판대 스커트 같잖아요

공해상에 오물투기를 좀 했다기로 소니

하나 밖에 없는 이웃 국가 시민을

몰염치로 몰고 가는 건

또 무슨 심보입니까


말라카 해협의 해적들은

무시무시 길죽한 칼을 들고 획획 덮쳤을텐데

저는 손도 안대고 깨웠잖아요

감사 인사를 기다리는 게

참 무례한 일인가요


이건 좀 아니다 싶군요


멀쩡한 우산은 왜 펼치고 지랄질인데


인증샷이나 한 방 날리고 싶어서요

그거랑 우산이랑 무슨 상관인데

우산 속에 큭큭큭 은밀히


아이적 우산을 여러 개 펼쳐놓고

손꼽 장난을 하던 이웃집 예쁜 소녀가 생각나서요 


 7  

앞으로는 개껌이라도 준비해 다녀야 겠네

제가 왜 개라도 됩니까

완존 개놈이잖아

개랑 이야기가 통하는 여자는 완존 개년이겠네요

이건 또 무슨 스타트랙 문법이래


왈왈 왈

왈왈 왈

완존 개같은 년놈이 됐군요


가슴 가득 품에 안을 아기처럼

양 팔을 벌리는 여자가 서 있다


제아무리 폭이 좁아도 길은 길이므로 걷을 뿐


8  

문 앞에 와 있는 가을

하늘에 숲에

흩뿌려진 케이크 색종이 폭죽 같이

여자의 어깨는 빈 벤치 그네를 본다

예상치 못한 수평선이 펼쳐져 있다

한 손으로 요람에 눕히는 아기 같이

봉지에 포장된 누드 땅콩을 짚는다

짭쪼름한 소금맛이 고소한 걸까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버릴 듯

강렬한 립스틱까지

몸매 선의 또렷한 원피스 곡선이 불을 뿜어댄다

아이스 박스에서 갓나온

캔맥주 냉기가 방울 방울지고

인증샷은 아주 아주 오랜 옛날에 입던 옷처럼

어색하기만 했다 짭쪼름함이 쇳맛을 끌어당긴다

많이 가라앉았다 소변이나 대변

땀방울로 내보내는 것처럼

마음에서 찌꺼기를 내보내듯

통증도 사라져갈 것이다

6분 가량 지속된

연령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인증샷

여자의 눈물처럼 입술로 우는 눈물이였을까

남자보다도 다섯 배는 더 많이 운다는

여자의 눈물

푸른 하늘 가득 동그런 원을 그리는 세계

에덴의 벤치 그네는 그렇게 작게 삐꺽이는 소리를 내고

점점 멀어진다

습관화된 무의미에 가까웠을까

전자 문명화 세계가 싫어 더 떠 있고 싶어

엄지 발톱은 체리빛 매이큐어였을까 

쪽소리로 후퇴하는 입술에 놀란 공기 입자는

희뿌연 권태 속으로 가라앉는다


9  

코끼리를 집어삼킨 어린왕자 보아뱀처럼

나를 삼킨 여자는

물 위를 걸어가라 했어도 걸어갔을 것이다


바람에 머릴 내민

촉촉해진 잔디 내음이

진주 귀고리에 달랑거린다


여자의 입술은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들을

캔버스에 풀어놓을 것이다


10  

사과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긴 그림자와

좌우지간 잠시 공유하고 있던 인증샷

이후의 짧은 침묵을 꺼내

곰곰히 혼자 남아 들여다 본다


딸그락거리는 여자의 부츠 단추가 간다


여자가 벌려놓고 간 오줌 구멍을 탈출한

엊그제 바람 냄새가 스쳐간다


노곤함으로 텅 비어가는 욕망 한 줄

피크닉 테이블로 옮겨가는 사과나무 그림자


우리만의 간소한 가을이 익어간다


11  

뇌를 풀어놓고 있다

벌거벗은 캔버스

시트 위에 물감으로 저녁상을 차리는 하얀 여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서류 가방에 휴대할 만큼

폭발력을 지닌 과학기술 시대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또 뭔지

달 표면을 걷듯

중력이 분실되는 화실

울퉁불퉁한 유화 물감 똥을 밟고 들어선다


어느 빈민가를 걸어갈 때

배낭에 닿던

그 적대감이 약간의 죄책감으로

굳어져 있던 곳을 건든다


12  

회전문

황동 손잡이 같이 많이 닳아져 있는

팔레트 나이프가 무척 바빠 보인다


이제는 자동으로 회전하는 유리 문짝처럼

나이프는 사라지고

갸우뚱 머리만 보인다


이리저리 래시피를 따라

팔레트 나이프가 잘라내는 색감이

요리되어 캔버스 차림상을 채웠다


13 

머지않아

( princess ) 서명이 귀퉁이를 장식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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