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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감옥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95회 작성일 18-08-29 09:25

본문

`

 

 

                          천국의 감옥에서



직무수행 내부규정이 무슨 피자 조각인가

신출내기 신경과민에서

베테랑의 권태로 진화를 거듭해 가는데

신경전이 물리적으로 표면화된 울그락불그락 앞에서

적응은 오직 순응뿐

이 여자들은 어딘가 골때리는 구석도 없고

감정이 격해질때마다

웃음보를 안면 근육에 전진 배치시켜

엉뚱한 단어를 떠올려 가라앉힌다 나는

이 구찌 하이힐에게서는 구질구질한 찌질이

저 프라다 브라우스에게서는 프랑스 라디오가 다다다

바나나 탄창 총알을 꺼내준다

바카라 박아라 박카스 디오니소스

위계질서도 명품 맞춤복을 챙겨 입었다

위 아래

위 아래

긍정의 상하운동으로 다시 뜯어본다

됐고요 그냥 까라면 까세요

멀리서도 악취가 풍기는 성희롱인가 싶은

창가 쪽으로 고갤 돌려 이마에 식은땀을 내던진다


휴머니즘을 믿고 찾던 시절은

그저 기억일뿐 전혀 그립지도 않다

다닥다닥 붙은 파티션 감방에

따로따로 각자의 업무를 꾸려가는 귀여운 죄수들

일상은 변함없는 지속을 유지하고

그 시선도 관리하란 말이예요

그 구찌인가

무슨 특수효과를 걸쳐 입으신 걸까 했더니

꺼내든 게 겨우 구조 조정 칼날이라니

두개골 드리볼로 넘긴 패스를 받긴 받았으니

누구에게 다시 패스할 것인가


수영장을 싣고 다닌다는

크루즈 세계 여행은

또 얼마나 멀리 멀어지고 있을까


편안함을 안겨주던 익숙한 죄수들이

이제는 슬픔으로 되돌아와 내 숨통을 조인다

어떤 녀석을 석방시켜 드려야 하나



`

댓글목록

자넘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넘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본주의 속물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눈 맑은 농부가 햇빛정성을 다해서
만든 명품 와인이
벌컥벌컥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을 통해 느껴봅니다.

나는 편안한 감옥이 좋습니다.

좋은 짧은 글 감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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