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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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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3회 작성일 18-09-05 08:21

본문

포천댁 

 

 


 

삶을 기댄  

민둥산 손바닥만 한 돌무더기 채마밭

장마 때면

매양 피 같은 흙들이 씻겨나갔다

오막살이 한 칸

산등에 죽은 나무에 바람이 불면

메아리메아리도 없이

문드러진 노을 바라보다 울컥 이는 

지문이 닳도록

낮추고 목숨부지하고 산 

팔십 노구의 외로운 담배 한 모금

묻어둔 한을 태운다.

모나고 각진 구비를 돌아

덧난 육신 막막함까지

휘이익 숙명이 바람에 까맣다

송기, 풀죽 땟거리

나이 여남은에 팔리듯 팔린

겨우 초경 치른 천진한 소녀였다.

상처 준 주인댁 냉엄한

쓸어내도 쓸지 못한

목숨 점지되는 씨받이로

생가지 도려 낸 아물지 않은 등걸

억류하며 채무처럼 따라다닌다.

한 점 갈청같이 엷은

가냘픈 거미줄 같이

바싹 마른 가랑잎이 떨어진다.

흙물 풀물 든 옹이 박힌 손

푸성귀 다듬어 한 묶음씩 담아

두어 뼘 장바닥

굽은 허리 쪼그리던 

오금이 저려 편다.

노역으로 자유롭지 못한

회백색 마른 머리칼 비애로 시들고 

마른버짐 이마에 

늘어진 줄 능선이 어느덧 해거름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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