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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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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1rob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3회 작성일 18-09-10 16:34

본문

능소화

여름이 끝나는 가을의 입구에서

담장 너머로 수북이 고개를 내밀고

피어있는 능소화는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밀양 아리랑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구중궁궐 임금님 성은을 한번 입은 궁녀가

다시 또 임금님을 기다리다가

상사병으로 죽어 꽃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

임금님이 오면 볼 수 있도록

자기 처소 담장에 묻어달라고 했던 슬픈 유언.

당신처럼 곱고 어여쁜 숙녀를

임금님은 어찌 다시 찾지 않았는지요?

장원급제한 선비의 화관 위에 명예의 꽃이

능소화 아씨라는 말을 또 들었으니,

전생의 무정한 임금님보다

현생에 길가는 이 선비는 어떻소?

올해는 꼭 장원급제 하여

당신의 맺힌 한을 풀어 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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