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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의 연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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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1회 작성일 17-09-03 13:27

본문

벌의 연애론 / 향일화


한 무리의 벌떼가 분가했는지
밀랍으로 만든 육각형의 제국이
2층 건물 외벽에서 단단히 부풀고 있다

첫정의 품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연어처럼
화르르 산화한 편린이 꿀이 되어 고인다

해가 하늘에 둘이 떠 있어도
절대로 녹지 않을 육각형의 침실에는
일벌은 일벌대로, 수벌은 수벌대로, 군벌은 군벌대로
만개한, 꿀이 흐르는 시내를 윙윙 날며
성공적인 왕국을 이루기 위해
여왕벌은 쉴 새 없이 알을 낳으며
오직 관심은 사랑뿐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

분가한 해가 일식으로 합쳐지며
어제의 해 그림자
조각조각 부서지며 꽃비로 내리고
문밖 장대비를, 한가한 벌들이 바라볼 때도
자연이 이끄는 제국에는
산란율이 떨어지지 않으니
조바심내지 마세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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