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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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41회 작성일 18-09-12 18:58본문
그녀가 떠나다.
밤사이 내가 앓던 시름을 쌓아 둔 것처럼
새벽녘 거리에는 안개가 무겁게 흩어져 있습니다.
한 걸음 내 디디면 보일 것 같아
함부로 감지 않았던 피곤한 두 눈으로 안개가 파고듭니다.
눈꺼풀이 한번 씩 감길 때마다 흘러내리는
투명한 그녀의 조각들이 내 마른 입술을 타고
나의 딱딱해진 혀로 전해집니다.
혀의 끝에서 울음소리가 올라옵니다.
타고 내리던 그녀의 눈빛들이 모아져
입 안으로 소용돌이치고
그것들을 한입 씩 삼킬 때마다
깊게 박혀있던 아픔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너무나 아파서 길을 멈추고 안개에 파묻힐 때마다
안개가 걷힐 때, 나도 걷혀 갔으면
이내 몸부림쳐 봅니다.
안개가 그녀의 뒷모습처럼 서둘러 걷힙니다.
아침 햇빛이 내 두 눈 속으로 파고듭니다.
그녀가 나의 입술을 피하는 것처럼
두 눈을 오랫동안 감아 봅니다.
솔직히 나는 너무 피곤합니다.
댓글목록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감상하다보면
크게 수사를 많이 쓰는 경우, 걍 평범하게 풀어가는 경우로 나뉘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어느 시내에서 강에서 시작했느냐가 중요한 거는 아닌 듯
결국은 바다에서 만나지 않나요
잘 감상했습니다, 삼생이 시인님*^^
삼생이님의 댓글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소드님의 댓글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왜 자꾸 처럼이 걸리는지 모르겠군요
안개가 서둘러 걷힙니다 그녀의 뒷모습처럼------모든 처럼이 행 끝에 매달려 있는데 말이지요
아예 처럼이라는 이 직유를 은유로 바꾸면 어떨 까도 생각해 보구요
그녀의 뒷모습처럼
아침 햇살이 두 눈 속에 파고듭니다-----어떤 느낌 늬앙스의 도치가 주는 좀 달람짐 맛을 느껴 봄니다
물론 처럼이 주는 썰렁냉냉 시큼한 신맛이 --------소용돌이치고 튀, 삼킬 피 피곤 씩 같은 ㅊ음이 걸치면서 내놓은
박자음 리듬도 있지만 말이죠
그냥 타인의 짧은글 속에서 저 자신을 감상한다고 할까요?
잘 감상하다 감니다 삼생이 문인님
삼생이님의 댓글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