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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비가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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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jyeol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18-09-16 22:18

본문

소리없이비가내렸다

 

등에 사람을 업다

길 위에 구름을 업다

아이는 돌멩이를 차고

박자 없이 그림자를 재고

뒤서거나 앞서가고

바람이 불고 아이가 나타나고

사람이 무거워지고 걸음이 느려지고

구름이 지나가고

풀잎이 흔들리고

언덕 넘어 언덕 위에

아이는 자기 집을 가리키고 뛰어가고

마중 나온 누이가 인사한다

오르막길만 보고 걷는

지치면 앉아 쉬는 바닥 위에

아이가 차다말 것 같은 돌멩이를 보고

바람 앞에 그림자를 생각하고

해거름 녘 구름을 보며

등 위에 젖어가는 사람을 느낀다

구름 하나 바람 한 점 그림자 없는

언덕엔 길이 나있어

사람을 업은 사람 위로

소리 없이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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