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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53회 작성일 18-09-20 11:27

본문

버킷 리스트 / 테울




이제는 사라진 동네 어귀 고목처럼 살만큼 살았지만

오늘이 늘 어제 같은 어느 청춘

언제나 당신의 이름으로 딸린 호 같은 수식어는

한량, 어느새 벌컥거린 전생의 추억을 떠올리며 끙끙거리고 있다

차이는 순간 금세 쇳소리를 내던 양철의 기억

참지 못한 목마른 시절이 과연 있었을까 싶은 문체들

누가 보더라도 여태 삭히진 못한

쇠심줄 같은 문장이다


세월을 이길 자 어디에 있을까싶은 저제 같은 이제

예외 없이 물렁해진 당신의 주변으로 품은 건

달그락거리는 플라스틱이나 바스락거리는 비닐로 소리를 삼키는

흘림체 고체들뿐이라는데


우물 속 보름달 한 아름 떠올려 추억의 허기라도 듬뿍 채우고 싶겠지만

곳곳 머무르던 달빛이며 두레박의 자취들 막상 사라져버렸고

기필코 백두의 천지로 올라 물 한 모금 마시고 싶겠지만

어쩌다 날개를 잃고 막바지로 처박히는 것도 모자라

마침내 속까지 태워버린 허수아비 신세

 

그 그림자로 누구도 말리지 못한 시절의 어이마저 절로 잃어버린

허접한 소원 하나 얼핏 얼씬거리는데

용도 폐기 깡통처럼 차일 때 차이더라도

쨍그랑, 딱 한 번 소릴 지르면서

잠시라도 날고 싶다는


그러거나 말거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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