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9 ) 그럴 수밖에 없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07회 작성일 18-10-15 09:57본문
9
그럴 수밖에 없는
석촌 정금용
산책로에 무심한 발길이
하마터면 사마귀를 밟을 뻔 했다
산란이 임박한 듯
뒤뚱거리는 갈색 몸을 어디로 옮겨 누우려는지
늠름하던 초록 맵시는 간데없이
가누지 못한 걸음걸이
바람을 못 이겨
언뜻 뜨이지 않을 좁은 틈에
품었던 생명을 풀어 감싸는 자연에 맡기려 하는
바스락이던 숨결 멎어가는
하얗게 덮는 무서리에
얼기설기 얽혀 스러져 누운 풀 더미 아래 스며들고
머물기에 터무니없이 크나큰 허공
노닐던 새도
야트막한 가지 끝 찾는 늦가을 저녁
현상은 잦아들어
색과 모양에 담겨있는 의미를 되새겨 볼
한가득히
들이쉬고 내쉬는 자연에 숨소리에
귀 기울이다 사위어가는
나무 아래 그림자들
고물거리다
움츠려드는 풀 밑 생명들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은 그렇게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가는 거겠지요.
한 때는 풀섶의 제왕, 섬뜩한 세모형 얼굴에 날카로운 톱니
악녀였거나, 색녀였거나는 이미 지난 일, 후손을 남기고 가려는 몸짓이 거룩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 아래서 삼라만상의 갖은 작용은
그저 그럴 수밖에 없는 미미한 몸부림 아닐가 합니다^^
어마어마했던 짓까지 포함해서요 ㅎ
낙엽에 스침 정도? 아닐까요
고맙습니다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물거리다 끝내 움츠러드는 생들///
저도 매한가지겟습니다만...
자연의 숨소리에 귀기울이시는
초연한 모습
멋지십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 미터 만큼만 비켜서서 보았더라면 빤했을
그렇고 그런 이모저모들
왜 그렇게 힘겹게 헤매어왔던지 속으로 부끄럽습니다
마당 옆에 적단풍처럼요
고맙습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은 나름의 중심을 잃지않고
저무는 계절을 잘 대처하는 모습입니다
늘 간필과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이 우람한 몇 겹의 느티나무라면
사람은 자그마한 잎사귀에 붙은 개미가 아닐런지요^^
적응할 나름이긴 하겠지만요 ㅎ
인디안 서머 같은 며칠이 다사로워 봄날인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석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