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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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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삐에로의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회 작성일 18-10-2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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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사세요


                                    이승용




기차에 치인 밤
외진 철로 위에서
온몸에 문신한 꼬마가 죽는다


무인철의 질주에 튕겨 나간 아이를
나는 구해주지
않는다


파르르 떨고 있는 몸 위로
시퍼런 글자들이

서서히
뜨겁게 달궈진다


그날은 밝아오지 않는
영원한 밤으로
쇠붙이 위에서 차갑게
즉사했다


그날 이후 처음으로
그  소년의 가죽으로 된
책을 펴 본다
책이, 따갑다
내 눈이
뜨겁다 내 몸이


붉게 파인 내 가죽은
값싸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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