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백록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18-11-07 00:21

본문



하얀 사슴이 있다고 했다 혹은 본 이가 아무도 없다고도 했다 정상에서는 고사목이 가시를 이리저리 뻗어 그 날카로운 끝으로 발기발기 지나가는 짐승의 살을 찢어버린다고 했다 선혈이 뚝뚝 듣는 심장 하나가 가시에 매달려 벌떡벌떡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어느날 등산객이 가시에 붙은 하얀 털 한 줌을 발견한 뒤로 사람들은 백록담에 모여 들었다 사슴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세파에 찌든 사람들도 있었고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바위같은 사람도 있었고 쑥국채처럼 낮고 응달진 사람들도 있었다 부끄럽기야 하늘을 졸졸 흘러가는 구름이 더 했으리라 


오르막으로 오르막으로 사람들은 흰 사슴을 좇아 걸어갔다 흰사슴이 하늘과 땅 사이를 배회한다고 들었기에 오직 검은 물 한 조각이 스르렁스르렁거리며 하늘 끝에서 노여워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산등성이를 기어 올랐다가 자꾸 넘어지면서 벼랑을 기어내려와 개족도리풀, 새끼노루귀, 참식나무 침범하는 산굼부리 움푹 함몰한 구멍까지 몰려가기도 했다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도중에도 하얀 사슴은 눈에 띄지 않았다 산 정상에 고인 물은 날이 갈수록 더 검어져 갔다 한번 흔들린 물결은 멎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자기 한 팔이 고사목이 되어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고사목은 날카로운 촉루를 그의 몸 속으로 뻗어갔다 바람이 얼음조각처럼 휘몰아칠 때면 그는 자기 표정이 화석화되면서 굳건하고 메마른 것이 그의 연약한 내면을 감싸고 가두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그때 하얀 사슴 한 마리가 그의 박제가 된 팔을 뚫고 나왔다 아직 멀쩡했던 그의 또 다른 팔이 그 사슴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사슴은 펄쩍 뛰며 오름새를 단번에 올라가더니 차가운 물 안으로 뛰어 들었다 출렁출렁거리던 물이 금방 명경보다도 더 투명하게 하늘을 반사하였다 


그 사람은 호수를 그저 바라보다가 무심코 자기 팔을 보았는데, 잘린 팔은 사슴이 뛰어나온 화석화된 팔이 아니라 사슴을 잡으려고 했던 멀쩡한 팔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마저 고사목이 되어 하얀 사슴 한 마리 머리를 쪼개고 뛰어나왔으면 그런다면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하고 생각에 젖는 것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물을 바라보다가 결국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649건 168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2959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0-28
22958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1-02
22957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10-28
22956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28
22955
향기 댓글+ 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10-28
2295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10-28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1-07
22952
밀정 댓글+ 2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0-28
22951 네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0-28
22950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0-28
229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28
22948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0-28
22947 DOK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10-28
22946 江山 양태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10-28
22945 安熙善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0-28
22944 하얀풍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0-28
2294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10-28
22942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10-29
22941
중년의 고독 댓글+ 2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10-28
22940
목마와 숙녀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10-29
22939
가을 댓글+ 1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0-29
22938 본죠비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29
22937
외출 댓글+ 1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9-26
22936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10-29
22935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6-25
22934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29
2293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0-29
2293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0-29
22931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0-29
22930 DOK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0-29
22929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0-29
22928
눈 내리는 산 댓글+ 1
江山 양태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2-26
22927
무청 댓글+ 2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10-29
22926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10-29
22925
詩人 댓글+ 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10-30
22924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0-30
22923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03-19
2292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1-04
22921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10-30
2292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0-30
2291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10-30
22918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0-30
22917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0-30
22916
댓글+ 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10-30
22915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0-30
22914
여름밤 댓글+ 9
뭉실호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0-30
22913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10-31
22912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0-30
22911
낙엽 2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1-07
22910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1-07
22909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0-30
2290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0-30
22907
달팽이의 길 댓글+ 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4 10-31
2290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0-31
22905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0-31
22904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10-31
22903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0-31
22902 安熙善3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0-31
2290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11-06
22900
억새 댓글+ 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0-31
22899
가을 요리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0-31
22898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10-31
22897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10-31
22896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11-07
22895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0-31
22894
비무장 지대 댓글+ 5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31
2289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1-12
22892
겨울 댓글+ 1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2-09
2289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5-30
22890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12-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