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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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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4회 작성일 18-11-26 20:24

본문

갈매기의 밀애/브르스안

인천 앞바다
갯바람 생채기에 성난
파도 거품들의 이마 위에서
갈매기들이 재잘거린다

노을 속에 핀 암술꽂이
저토록  붉은 이유가 무엇인 지
적막한 암술꽃의 그리움을
연민으로 부화시킬  숫놈이 누구인 지
갈매기들은  짐짓
알고 있었나 보다

구름 위를  걷던 갈매기들이
효창공원  묘지에 머무른다
백범의 살결을 먹고 자란
나무 가지들이  손을 흔든다
플라토닉에 취한 채
죽은 혼의 맥박에
연거푸 키스하는 갈매기의 몸짓들

한강 유람선의 물비늘과 동침한
편서풍 조각들이
순정 영화의  주연배우처럼
막장  가시밭길  위에 선다

그 길의  끝은  눈물이라는 데
그 길의  결말은 동반 자살이라는 데

양화진 언덕에 어둠이 내린다
절두산 성당의 종소리가
갈매기 떼의 늑골을 어루만진다

순교자의 자줏빛  핏물 여운이
대장 갈매기의 눈빛에 투영되자
수술꽃 담은  서해 바다  저 편에서
갯벌 아낙들이 수런수런 옹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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