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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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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1회 작성일 18-12-0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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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인형

여동생 방에 들어서면
짤막한 다리의 하얀 곰인형 하나
바즈런히 개인 침대 위에 앉아
나를 마중한다

군데군데 손때가 묻은 곰인형을
여태껏 빨지 않은 건
여동생이 유독 물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물속에선 숨도 쉬지 못하고 눈조차 뜰 수 없어서
좁고 까만 방 속에 갇힌 것만 같아,
여동생은
세탁기에 들어간 곰인형이
종일 울게될 거라고 말했다

빗방울들이
유리창 위로 그리는 물그림,
창밖엔 묵은 울음 같은 장마가 질기도록 이어졌다
방 한구석엔
철이 지난 옷들이 수북히
젖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놓은 것처럼
옷걸이에 매달려 있었다

곰인형은 그저 얌전히 앉아만 있다

물이 싫다던 여동생은
여태 물속에서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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