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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거미 엄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68회 작성일 18-12-07 00:06

본문






색실을 허공에 늘어뜨리고 아기 비단거미들이 하나 둘 내려온다.

거미줄이 빛나기보다는 허공이 뼈 아프게 시리다.

아기들 하나 하나 투명하다. 깊은 정적이

아이들 몸 속 가는 뼈로 자라기엔 아침 빛깔이 이르다.

 

비단거미 엄마가 높은 데서, 아기들을 위해 색실을 살살 내려보낸다.

조심조심 지상을 향해 직하하는 무게중심.

젖내음이 거미줄에 실려, 아기들은 재잘재잘 거미줄 중심으로 모여든다.

 

비단거미 엄마는 햇살이다. 비단거미 엄마는 제 얼굴에서 입을 지운다. 그것이 엄마다.

형형색색 차돌멩이들같은 엄마의 미소. 아기들은

제 목소리에 맞는 차돌멩이를 골라, 잠자고 밥 먹는 빈 집을 허무 위에 꾸린다.

 

밤이 되어서도 비단거미 엄마는 잠을 자지 않는다. 어둠이 닥치자 거미줄은 더 투명해지고 더 오묘한 빛깔 띠게 되었다.

아기들 하나하나 밤 물결에 실려 어디론가 날려가도,

달빛이 먹먹한 만큼 비단거미 엄마는 텅 빈 노래 멈추지 않는다.

자라지 못한 뼈가, 아직 아쉽다는 듯 달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거미줄이 닿기에는 손 끝 타 들어가는.

슬픔 가득한 눈망울이 하나도 둘도 아니고 수백개다. 물망초같은 별들은 그보다도 더 많다.

 

비단거미 엄마가 내리는 거미줄 끝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다.

작은 폭탄처럼 터지는 일만 남은 홍매화, 비단거미 엄마 텅 빈 몸이 점점 더 부풀어오른다.

탁자도 빈 꽃병도 날카로운 모서리도 다

몸 안으로 들어간다.

아마 내일 아침 사람들은,

빈 껍질 뒤집어 쓴 집들이 썩어 가는 데 놀라고

온세상이 형형색색 비단줄로 꽁꽁 묶인 낯선 풍경에 혼비백산할 것이다.

 

 

        

 

비단거미 엄마가 시 짓는 모습을 그려 보았습니다.



 

댓글목록

붉은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 구절 "낯선 풍경에 혼비백산 할 것이다"라는 표현이  좋습니다  낯선 언어적 구사에 강렬함이 참 좋습니다
이래서 엄마가 필요하고  선생님이 필요하고 선배님 또한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운영님 춥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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