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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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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18-12-0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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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벌써 까마득하구나
곁에서 웃고 있어도 들리지 않는 너의 웃음소리
아스피린처럼 하얀 기억 속에서
우수수 쓰러지는 그림자들
겨울 숲의 날카로운 소리에 구름이 흩어진다
바람만 가득한 북향의 하늘엔
불길한 생각처럼 비행운이 스쳤다
너를 잃는다는 것은 한 생을 앓다 가는 병력의 일부이리라
벌써 지나온 역이라면 뒤돌아 본 들 아스라할 뿐
출렁이는 풍경이여
무언가 놓치지 않으려고 부릅뜨는 임종의 망막처럼
나는 너를 덜컹대는 차창 위에 각인한다
안부를 묻는 사연 몇을 저장한 기억의 무덤
우린 서로 잊혀지면서 끝내 지혈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시간의 상처 같은 것이다
안녕, 하고 마지막 인사 만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이 숲과 숲을 채우고 있는 적막으로부터
혹은 숲의 빈 가지 사이로 열감 없는 햇살이 소요하는 현상으로부터
침묵 보다 나은 어떤 소리를 내보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며칠동안 계속된 강추위 속에서 나무들은 한껏 차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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