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사흘 동안 나는
내게 검은 돌 여섯개를 던지고
오늘에사 겨우 하얀 돌 하나를 던진다
금새 하얀 돌을 에워싸는 검은 돌
검은 돌은 분명 너에게 던졌는데
고스란히 내 발밑에 쌓이고
하얀 돌은 분명 너에게 주었는데
고스란히 내 발밑에 쌓여서
나는 잡아 먹힌 집
소등을 하듯,
낼름 하얀 돌을 집어가는 손
빨간 돌, 분홍돌, 노랑돌, 초록돌
보라 돌, 파랑, 주홍
바닥에 놓여져 있을 때는
색깔이 다 달랐는데
줍고 보면 검은 돌이거나
가끔, 아주 가끔 하얀 돌이거나
몽돌 해수욕장을 맨발로 거닐듯,
바닥을 보지 말고
바다를 향해 걸어 나갈 것
자갈에 패이지 않는 발을 얻었으니
어쩌다 밟히는 하얀 돌을 줍지 말고
바다를 건너갈 새처럼
어둠을 배경 삼아보지 않은 빛을 향해
침을 바른 실끝처럼
발을 돋울 일이다
댓글목록
러닝님의 댓글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듯한 시어에 감탄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