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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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잔영(殘影) /추영탑
다 자란 듯 생각으로 벽에 갇히면
키 큰 나무는 성장점을 떼어 내고 멍울이
웃자란 꽃은 사랑이라는 말을 배운다
들불로 번진 한 개비 성냥불
마음으로는 이미 사고 하나 저질렀다
잘 익은 자두가 떨어지고, 새콤한 살구는
따주는 손을 기다린다
블라우스에 묻은 분홍 햇빛
낯선 꿈에서 스치던 시선 하나가
자꾸만 목에 걸려 출구를 묻는다
무엇엔가 나를 저당 잡히고 싶었던 그 날
새어나오는 한숨과 동행 할 죄가 그리웠다
세상과 마음을 지나서 어느새 손에 쥔
사랑의 전당표
평생 떼어버리지 못하는
첫사랑, 그것은 흑백 영사기 속 그림자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분홍 햇살로 무늬진
사랑에 전당표는 생에 "1종 보통" 면허증 쯤 되겠습니다^^
별들에 고향에서 만났던
그 동그란 복사꽃빛 바알간 볼에 단발머리처럼요ㅎ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왜 그리 죄를 짓고 싶은지,'
요즘에야 그런 걸 죄로 치부할 젊은이도 없겠지만,
아무튼 여태 죄로 생각하며 살았으니,
참회록쯤 되지 않을까... ㅎㅎ *^^
선아2님의 댓글

새어나오는 한숨과 동행할 죄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도 되나요 ...ㅎㅎ
오늘은 함박눈을 맞고 걸어봤어요
우산도 잊어버린터라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걸었답니다
이럴땐 어디선가 라라의 테마곡이라도 나와줘야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요.....ㅎㅎ
잘 읽고 가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궁금한 것은 선아2님의 자유, 대답할까 말까는 이 사람의 자유,
두 자유가 박치기를 하는 것은 더 큰 자유일까요? 부자유일까요? ㅎㅎ
함박눈을 맞으며 걸어보는 낭만 속에 어쩌면 그 해답이 있지 않을는지...
이곳엔 눈 구경이 힘듭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사랑을 하는 사람치고
떨리는 심장에서 분출되는 온갖 욕구들!
그러나 가까이 하고 나면 무언가 저질러질 책임 앞에 망설이고,
그래도 사랑은 늘 설레임,
시 속에 잠시 옛 추억을 돌아보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죄지을 것만 같은 불안감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자책과 평생 그 죄를 벗지 못할 거라는 예감,
요즘은 그런 생각들이 구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일회용ㅇ 인스탄트 음식을 먹고 바로 쓰레기 통에
구겨넣는 그런 것 같아서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