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K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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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596회 작성일 18-12-24 10:14본문
정유년 K씨 / 백록
억새 할망의 자식이자 바람둥이 새끼라 스스로 빈정거렸지
툭하면 욕지거리 속에서 매질로 자랐다며
어미는 큰어멍 조근어멍 이 어멍 저 어멍
말의 토씨마냥 그들의 꼬리에 매달려
허기를 달래듯 멍멍
눈치코치가 기본이라 서당의 풍월만큼은 척했지만 매사 염장을 지르는 불만투성이었다지
내내 삐딱거리다 잠시 차린 정신머리 허둥지둥 늦장가 들었다지
그나마 착한 자궁 덕택에 금쪽 두 덩이 얻었다지
그것도 잠시
아니나 다를까
덜컥, 소용돌이의 바람을 일으켰다지
그놈이 그놈이라는
천성의 끼가
불 보듯, 아니 보나마나 썰물에 휩쓸려 뭍으로 내쫓겼다지
한밭에 둥지를 틀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날갯짓했다지
죽지가 축 쳐지고 쓸모가 떨어지자 도로 파도에 실려 모천으로 회귀한
K씨, 억새만 보면 울컥, 노루가 되어 컥컥거린다지
기어코 못 버린 섬의
불만투성이
몹쓸 바람이 닥치는 날이면 개뿔도 없는 주제에 뿔난 짐승마냥 벌컥벌컥 성질을 부린다지
차라리 제피로스(Zephyros)의 화신이라면 누구들처럼 내리 방망이를 휘두르고
홈이라도 마구 훔쳤을 거라며
마침내, 해를 따라 개가 되고 돼지로 살다 칼바람에 쥐새끼처럼 숨다 얼어 죽을
수탉의 뻔한 신세라 늘 투덜대면서도
이왕, 벼슬이 잘렸어도
허구한 날 허몽의 승천을 꿈꾸며
골방에 웅크리고 있다지
댓글목록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마지막 연 너무 재밌어요. 해를 따라 개가되고 돼지로 살다... 시 맛깔 납니다. 김태운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깊숙한 내용 경의를 보냅니다
성턴절 잘 보내 십시요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태운 님
사랑하는 우리 아우 시인님!
즐거운 성탄 전야 되시고 새해엔 행운과 행복이 가득 하시기를
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기 버릇은 남 줄수 없는 법인 것 같습니다
도루아미 타불 ......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김태운 우리 아우 시인님!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성탄을 보내시고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려주신 cucudaldal님
두무지님
은영숙님
맛살이님
Merry X-mas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