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풀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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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풀잎 /추영탑
이슬 한 방울에 허리가 휘는 풀잎을 보았네
부러지지 않으려는 찰나의 힘으로
구부리다가 구부려졌다가 다시
비감의 저항으로 몸을 세우는 풀잎을 보네
무력한 내 손가락에 힘을 보태 우주를
들어올리는 저 조그만 것의 힘은 얼마나 센가
날마다 넓고 깊고 높은 허공을 머리에 이고
먹구름의 그림자에 깔려 모다깃매로 두드리는
장대비를 다 받아내도록 질긴 허리를 가진
풀잎을 경배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님께 달려가
훈민정음 속을 드나들기도 하는 것인데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촛불은
아직도 불타고 있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무거움과 가벼움의 무게를 다 짊어질 수 있는
풀잎의 춤에 빠지는 것이다
흔들리는 일과를 놓치면 죽는 가파른 생
형이상학으로 몸을 가누다가 결국엔 형이하학으로
자신을 연출하는 풀잎의 춤에 나는,
깜빡 열광하는 바람이 되었다가
풀잎에서 뛰어내리는 한 방울 이슬이 되는 것이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풀잎,
말 자체로도 아린
그 곳에 심줄 하나 박아놓으시는군요
섬세한 추임새로 한 언어를 잘
도닥여 주신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사람 또한 풀잎이거나 이슬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초로라는 말도 있지요.
세상에 나와 한 번도 자신을 치장해 본적이 없는 풀잎의
가녀린 춤이 한 겨울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고나plm 시인님! *^^
선아2님의 댓글

춤추는 풀잎에 낭만을 기대하고 들어온 내 모습이 초라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심오하게 잘 읽고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기대한 낭만을 드리지 못한 이 글쟁이를 나무래 주십시요. ㅎㅎ
그래도 심오해지고 싶어서, 노력은 무진 했답니다.
선아2 시인님! *^^
cucudaldal님의 댓글

춤추는 풀잎을 자세히도 관찰하셨어요.. 추영탑시인님, 풀잎에서 폴짝 뛰어내리는 추영탑시인님이 그려집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폴짝 뛰어내리기에는 너무 높고, 톡 떨어집니다. 물론 그 충격으로
이슬은 순간의 안개꽃이 되겠지만요. ㅎㅎ 감사합니다. 쿠쿠달달한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건강 검진 받고 인사가 늦었습니다
성턴절 잘 보내세요.
추영탑님의 댓글

늦건 빠르건 무슨 상관입니까? 건강검진은 꼭 받으셔야지요.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그 촛불이야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무겁던 가볍던 다 짊어 질 수 있는 풀잎의 춤을 기대 해 보면서
뒤 돌아보는 성탄 전야 입니다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은영숙 시인님,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중요한 일이 좀 생겨 미처 들어오지 못했으니
양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춤추는 풀잎,
참! 좋습니다.
인간의 지혜로 어찌 풀 잎의 숨은 뜻을,
그리고 춤추는 깊은 사연을 알 수가 있겠읍니까
어렴풋이 글속에 공감을 하며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