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퇴직자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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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퇴직자의 로망
아무르박
해외여행도 시들어 갈 즈음
산해진미도 배부른 돼지가 되는 길이었다
천수제를 지내지 않아도
하늘이 주신만큼의 소출을 얻는 텃밭과
산수유와 감나무가 영글어가는
울 안 가득 해바라기를 심고 싶었다
늘 푸른 꿈은 대어를 꿈꾸는 바다
일엽편주에
스스로 부서져야 했던 파도였다면
모터가 달린 배 한 척을 마당에 계류하고 싶었다
누구나 다녀가라고
아니 선택한 사람이라면 무시로 문을 열라고
비밀번호는
오징어 삼겹살 오징어 삼겹살
그렇게 묻을 오가다 바다에 잠들고 싶었다
그리운 섬은 다리가 놓여있지 않았다
고래 등과 같은 백두대간을 굽어보다
멀고 가까움은 지척 간도
서울에서 영종도를 오가며 삶은 미련이다
땅값과 상술이 판을 치는 섬 아닌 섬에 들어
어느 도시인의 로망이 세 들어 산다
얼어 터진 보일러와 동맥경화에 걸린 붉은 물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석양만 있다면
참을 수 있는 일이었다
몇 달째 서울에 산다
불의 불식 불행의 싹을 키운 병중
물컹한 땅끝마을에는 절망뿐이다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은
지인의 소식을 하나둘 끊어내는 일이다
오랜 수술 끝에 회복실을 나선 아내는
여보, 이번에는 우리 통영에 세 들어 살아요
아무르박
해외여행도 시들어 갈 즈음
산해진미도 배부른 돼지가 되는 길이었다
천수제를 지내지 않아도
하늘이 주신만큼의 소출을 얻는 텃밭과
산수유와 감나무가 영글어가는
울 안 가득 해바라기를 심고 싶었다
늘 푸른 꿈은 대어를 꿈꾸는 바다
일엽편주에
스스로 부서져야 했던 파도였다면
모터가 달린 배 한 척을 마당에 계류하고 싶었다
누구나 다녀가라고
아니 선택한 사람이라면 무시로 문을 열라고
비밀번호는
오징어 삼겹살 오징어 삼겹살
그렇게 묻을 오가다 바다에 잠들고 싶었다
그리운 섬은 다리가 놓여있지 않았다
고래 등과 같은 백두대간을 굽어보다
멀고 가까움은 지척 간도
서울에서 영종도를 오가며 삶은 미련이다
땅값과 상술이 판을 치는 섬 아닌 섬에 들어
어느 도시인의 로망이 세 들어 산다
얼어 터진 보일러와 동맥경화에 걸린 붉은 물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석양만 있다면
참을 수 있는 일이었다
몇 달째 서울에 산다
불의 불식 불행의 싹을 키운 병중
물컹한 땅끝마을에는 절망뿐이다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은
지인의 소식을 하나둘 끊어내는 일이다
오랜 수술 끝에 회복실을 나선 아내는
여보, 이번에는 우리 통영에 세 들어 살아요
댓글목록
나싱그리님의 댓글

살다보면 어려운 일이 닥치죠
마음을 잘 추스려 보시길...
잘 감상하고 갑니다, 아무르박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