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를 알아버린 날엔 동묘에 나가보라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허무를 알아버린 날엔 동묘에 나가보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2회 작성일 19-01-21 08:43

본문

허무를 알아버린 날엔 동묘에 나가보라


아무르박


사람이 그리운 날엔 동묘에 나가보라
손때묻은 아코디언과
어느 사랑방의 질화로가 군불 없는 방을 데우고 있다
포대기에 싸인 양은 밥통과
기다림에 익숙해진 투명했던 겨울이
흰 눈에 묻힌 문살 사이로 들창을 낸다
댓돌에 짝 잃은 할머니의 흰 고무신과
고샅길을 네 달리던 엿장수의 가위소리 아득한데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호롱불을 끄면
엿판의 오동나무는 회초리보다 등 푸르다
곰방대에 푸른 새벽이 어슴푸레
솜이불에 어린 양들의 숨결을 고르고
가난했지만 가난을 몰랐다 밥상머리의 수저들이 국그릇을 세던 아침이 있다


허무를 알아버린 날엔 동묘에 나가보라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포장 없는 탁자에 앉았다
고기튀김 한 접시로 막걸리 한 병을 마신다
세상을 다 가질 수 없다면
덤으로 얻은 어묵 국물 한 종지에 마음을 녹인다
시름에 값을 치르고도 오천 원이 남는다
세상의 구석구석 세계여행을 다녀온 적은 없지만
수입 과자 골목에서 과자 한 봉지를 사면
덤으로 이천 원
그래도 허전하다 이 대째 칼국숫집에 가라
오늘 하루 나를 떠난 버스 창가의 세상 풍경이
깜장 비닐봉지에 와서 덜렁인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군요. 동묘...
그런데 선생님 2연 11행 만원의 행복,,발목에 매단 돌덩이처럼 시의 격을 확 떨어뜨리는듯,
구제할 수 없는 기시감 때문에...그대 다른 것은 백석도 울고 가시겠는데요.
지금 당장 동묘로 가보고 싶을만큼요.

Total 126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5-13
12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5-03
12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5-01
12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4-29
12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4-26
12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4-25
12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4-24
11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4-23
11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4-22
11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4-20
11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4-19
11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4-18
11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4-17
11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04-16
11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4-15
11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4-14
110
신춘문예 댓글+ 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4-13
10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4-12
10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4-11
10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4-10
106
집이 운다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4-09
10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4-08
10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4-07
10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4-04
10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4-02
10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4-01
10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3-31
9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3-30
9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3-29
9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3-28
9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3-27
9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3-26
9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3-25
9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3-24
92
상술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3-23
9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3-22
9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3-20
8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3-19
8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3-18
8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3-15
8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3-14
8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3-13
8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3-12
8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3-11
8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3-08
81
종로에 가면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3-06
8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03-05
7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3-02
7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2-20
77
술국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2-18
76
나무의 그늘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2-15
7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2-14
7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2-13
7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2-12
7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2-11
7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2-08
7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2-04
6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1-30
6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1-22
열람중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1-21
66
쑥대머리 댓글+ 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1-20
6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1-15
64
부부싸움 댓글+ 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2-29
6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2-11
6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12-02
6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1-23
6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22
5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14
5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9-12
57
초록물고기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