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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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어떤 날
붕어빵을 사면서
종이봉지가 눈시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동 아파트 입口
팥물 같은 강이 흐른다
인波 일렁이는 곳에서
한 아주머니가 붕어빵을 굽고 있다
벌써 며칠째 보이지 않다가 나온 오늘,
반짝이는 새 틀에 철커덕철커덕
빵을 구워내고 있다
아주머니는 바람에게 전하듯
빵틀을 통째로 도둑맞았고
아저씨는 홧김에 술을 들이켜다
몸져누웠다며
마른 강을 헤엄쳐 나가고 있었다
붕어빵들은 샛강둑에 내려앉은 오리들 마냥
엉덩이를 치켜들고 한 방향으로 얼굴을 돌려
들고 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지나가는 바람도 퇴근하는 아버지들도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고
기적적으로 한 아이가 붕어빵을 산다
천원에 세 개하는 붕어빵
노릇노릇한 붕어빵을 봉지에 싸서 주는데
종이가 축축하게 젖어오는 것이
금방이라도
울음이 툭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눈시울은 눈물을 담는 봉지.......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넘 슬프고도
짠하네요
시가 잔잔하면서
붕어빵도
울어지네요
이렇게 시 쓰고싶다
부럽네요
목동인 시인님^*^
싣딤나무님의 댓글

ㅎㅎ 정말 봉지에 스미는 축축하고 뜨뜻한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식기전에 빨리 먹어야할것 같아요.
cucudaldal님의 댓글

목동인 시인님 붕어빵 장사 앞에 지나가는데 그 느낌이 생각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목동인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졸시에 관심 기울여주셔서 일일이 쪽지로 답글 드리고 싶지만 잘 확인 안 하는 것 같고 이 기회에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신분들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시 쓰는 즐거움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