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파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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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다 3 / 부엌방
꼭두새벽부터
성과 아버지는 정과
망치를 챙기시고
이장댁으로 가신다
삽 하나 들고
어제는 아버지 손이 다 부풀어
안티푸라민을 발라주었다
난
다음날
산에서 땅파기로 마음먹었다
오늘도 그냥
한 삽을 뜬다
떼짱이 질기다
내리쳤다
바로 흔들려 삽이 부러지겠다
두 삽을 뜬다
무릎이 시리다
주저앉고
침을 뱉는다
숲이 고요하다
적막해 일어났다
세 삽을 떴다
우물 파시는 아버지만
생각난다
계속 팠다
힘들지 않다
나갈 수 없이 팠다
든든하다
대견타
우물 같다
시원하다
삽을 밟고 나갔다
시원히 밖에서
동네를 보고 오줌을 쌌다
다음날 삽이 쓰러졌다.
댓글목록
야랑野狼님의 댓글

헉! 땅 고만파세요.
우리네 따라지 인생, 땅을파서 노다지(금)꿈 꾸었지요.
이제는 암 소용없시요. 땅을 파기전에 땅속을 내시경으로 훤히 들여다본당께로,
그래도 땅 파는것 말고 뭐 해볼것이 없다는게 슬픔니다. 달밤에 삽질 같이해도 즐거우면 즐거운거 맞습니다.
동참 합니다. 두서없었습니다. 혜량하시옵소서. 내, 내, 건안하시옵소서.
힐링님의 댓글

아버지와 함께 하는 이 작업의 특성은
우물인지 아니면 노다지를 위한 전력투구의
삶인지 절박하고 절실함이 와 닿습니다.
전자가 아버지라면 후자는 아들일진대
아들은 수동적인 삶을 거절하고자는
내적 힘이 더 강하게 밀려옵니다.
부엌방 시인님!
사이언스포임님의 댓글

삽자루 새걸로 바꾸셨나봐요 부엌방 시인님^^
선아2님의 댓글

오늘도 땅을 파셨네요
시원하게 ....
다음날 삽을 쓰러뜨려 놓으신거 보니
다음시도 기대를 해도 좋겠습니다 부엌방 시인님
공덕수님의 댓글

시인님 소리 듣고 싶어 할만 하시넹요 제 글에 격한 반응 보이셔서 얼마나 못 쓰길래 그라시나 했더마 ㅋㅋ 시인님!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원래 단것 많이 먹으면 이 썩어요 시인님! 저는 아직 시인이 아니예요 누가 글케 부르면 제가 영양탕집 엑기스에 슬쩍 타는 물 같이 염치 없게 느껴 졌어요 그런 부끄러움이 없다면 선생님은 진정한 시인님 맞아요 건필 하세요 시인님
베르사유의장미님의 댓글

예쁜 부엌방시인님
참으로 이러시기옵니까 ...
호호호
매일 땅만 파시면
언제 쉬시고
언제 기분전환 하시옵니까 ...
네 그럼 쉬어가면서
아주 조금 씩 만
천천히 파시옵소서
그래도 짬짬히
즐거운 하루안에서
오늘도 좋은 하루 ...
행복하게 잘
보내시옵소서
님께서
힘나시라고
오늘도 즐겁게
아름다운 꿈을
가진 소녀들처럼
명랑 상큼 발랄하게
라랄라
랄라
라랄라
*즐거운 화음이
아마도 님께
기쁨을 선사할
것이옵니다 ...
꿈길따라님의 댓글

부지런하셨던
아버님이 많이
그리우신가 봅니다
가끔 무슨일 하다
어머님과의 연관 된일
하다보면 그리움 밀려와
추억하며 어머니께서
하셨던 일 그대로 해 볼
종종 있어 다시 상기하며
제 아이들에게도
함께 시도해 보곤 합니다
추억은 그리움을 남기네요
cucudaldal님의 댓글

무릎이 시리실텐데. 부엌방시인님, 추억의 안티프라민 잘 보고 갑니다.
러닝님의 댓글

부엌방시인님
노상방뇨 하셨으니
경범죄 집행 하겠음다
오늘 찾아감다 !!!
주손님의 댓글

글쎄요 질박한 삶의 언저리는 파 봐야 자꾸 그 언저리만 건드리는,,,
시원하게 오줌 싸시는 걸로 만족 하시죠
러닝 시인님은 제가 달래 놨으니,,,^^*
정석촌님의 댓글

침까지 발라가며
흙 속을 깊게 깊게 파내셨군요**
용심 난 샆자룬데 어디 끝까지야 겨딜 재간 있었겠습니까ㅎㅎ
부엌방님 찬찬히 마무리하셔요
석촌
나싱그리님의 댓글

땅 파는 구경
잘하고 갑니다, 부엌방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