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아래 생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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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3건 조회 316회 작성일 19-01-26 10:40본문
감나무 아래 생일 상
어머님이 마지막 손을 잡고
자식들과 작별을 고하시던 날
잔잔한 미소가 하늘 가에 펴져 나갔다
생전에 마당가 감나무 아래
사시사철 거의 모든 일상을
스스로 당신이 그림자가 되듯이
그곳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던 자리
그때 나이 이미 아흔셋이셨고
치매에 걸려 아무런 지각을 못 느끼는
낮시간 어느 곳에 외출도 할 수 없어
노년은 힘든 생활을 지내야 했었다
노심초사 가족들도 방해가 될까 봐
가능한 접근도 자제하며
소란스럽거나 이유 없는 웃음도,
어머님이 찾을 때 가까이할 수 있는
노령은 서럽고 불편한 힘든 시간
황량한 벌판에 바람 같은 일상은
수시로 감지되는 알 수 없는 병마와
까닭 모를 고통이 날로 다가와 괴롭힐 뿐,
오늘처럼 차갑게 바람 부는 날
어머님이 안 계셔 마음이 더 춥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빈자리
망연히 바라보다 감나무 아래 생일 상을,
떠나실 때 인자한 미소가 피어날 가
잎들이 모두 떨어진 감나무 가지에
얼어 터져 붉게 충혈된 연시 하나
떠나지 못한 아픔과 핏빛 그리움인지.
댓글목록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 시인님 아직도 감나무 아래 생일상을 차리시다니. 하긴 저도 아버지 생일날 납골당에 가기로 했어요. 그날은 꽃 한송이 들고.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모친에 대한 정은 세월이 흘러도
애잔하게 가슴에 흐릅니다.
푸념같은 생각을 조합해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나무를 바라보며 잔잔하게 풀어내신
어머님께 보내는 연서가 먹먹합니다
노년의 삶은 서럽고 불편한 시간을 감내하는 일일까요
교감이 사라진 후에 남는 이별
저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곰강해 주신 마음 위로가 됩니다
늘 마음에 남아있는 애잔함을 서툴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감사와 함께 평안과 행운을 시인님께 빌어 드리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자지정이 한량 없습니다
저를 반추하는 먹먹한 시간 이었습니다
제행무상 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하나의 핏줄로 돌아가신 후에도
가슴에 뜨겁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서툰 글 귀한 발길 위로가 됩니다
감사 합니다.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해집니다
오늘은 바람 불어 더 추운날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을씨년하게 추운 날!
어머님 품안이 그립습니다.
삶도 건강도 오랜 세월 영향을 끼쳤을
그 품안에 생일 상을 올려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님 참 효자십니다.
아흔 셋, 장수는 하셨지만 더욱 건강하게 사시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시는 마음,
저는 어머니께서 예순에 돌아가셨는 데도 그만한 효도를 하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어머님께서도 감나무 아래 생일상, 즐겁게 흐뭇하게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은 이렇게 썼는데
사실은 직장 생활한다고 멀리 떨어져 살아서
효도도 못했습니다.
진실 없는 말 장난이 된듯 싶습니다
감사 합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효도 못했기에 늘 그런 마음 이신 것 같습니다.
저도 살아 생전에는 하는 일이 너무 바빠 제대로
효도 못해 드렸던 마음이 늘 제 한 쪽 구석에 있답니다.
그런 까닭에 살아생전 아버님을 늘 찾아 뵙곤 합니다.
지금 가봐야 하는데 막내가 샤워한다고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하고 있어 혼자라도 가야 겠습니다.
늘 건강하사 어머님께 효도하는 것은 행복하게
잘 살아 주는 것이라 싶은 마음이오니 시향 아름드리
세상 속에 훠이얼 훠이~~ 휘날리시길 기원합니다
은파 올림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모님에 은혜는 하늘로도 못 갚지요
그러나 떠나고 나면 두고두고 후회로 보내는 것도
자식의 마음 같습니다
늘 깊은 생각으로 살펴주시는 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평안을 빕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어머니
엄마 소리만 나와도 울컥일까요
시 잘 읽었습니다
두무지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