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여름날 오후 / 湖巖 > 창작시의 향기

늦은 여름날 오후 / 湖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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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파도 살금살금 기어 왔다

외줄기 내 발자국 얼른 훔쳐 달아나는

바닷가 백사장 혼자 걷는다

백사장 끝 멀리 나를 부르는 듯

가물가물 손 흔들며 뛰어 오는 여인

동백꽃 필 때 만나고 싶다던

어젯밤 꿈에서 본 소복한 여인

아직 동백꽃은 피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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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소복에 붉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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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원 그리며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사락사락 치맛자락에 어리는 붉은 꽃잎은

내 어머니 나라에서 온 여인의 마음이겠지,

나풀나풀 다가오는 붉은 점 하얀 나비 한 송이

주춤주춤 나도 따라서 뛰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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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오래자면 해롭다며 아내가 깨운다

또 깨운다

졸고 있던 선풍기도 공연히 투덜대는

늦은 여름날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