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의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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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3회 작성일 19-01-28 09:22본문
아비의 정전停電 / 백록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에 꼭 한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어미의 배를 갈라 낳은 게 너희지
그것도 두 번씩이나
죄인인줄 모른 난 두 눈에 불을 켜고 바라만 보았지
그럭저럭 서른 해 남짓
말도 안 되는 발 없는 새가 되어 철없는 바람에 휩쓸린 것이 날갯짓이라 착각하다 언제부터 날았는지조차
까마득해져버린 지금 난
어느 한 섬을 맴돌기만 할 뿐
막상, 너희가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는 걸 보니
이젠 땅으로 내려앉을 때가 되었나 보지
그때가 가까워졌는지 전등을 켜도
점점 흐릿해지는 요즘의 난
허구한 날 허전한 발목을 더듬으며
먼 기억 속 자궁에서 발의 흔적을 찾고 있지
느지막이지만 사람이 되고 싶다며
어쩌다 합선으로 처져버린
눈꺼풀 두꺼비집
스위칠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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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영화 ‘阿飛正傳’의 대사 중에서 차용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전이 오래가면 두꺼비집이 무너 집니다
아파트에 어쩌다 정전이라도 되면 아비규환을 볼러 옵디다
잘 보고 갑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네요
아비규환
두꺼비집 손 좀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