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를 떠나는 시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속세를 떠나는 시간
도골
먹고 치우는 습성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징표
직립보행보다도 불을 사용한 점이 더 기특하고
제단 앞에 설 때면
적을 물리치러 나가는 장수처럼 비장하다
온갖 잡념을 떨치고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설겆이가 설거지로 바뀌는 시절에도
살림에 대한 충실도는 높은 축에 있었다
치운다는 것은 잊으려는 것
세제가 말을 섞어
지나간 세월을 풀어헤치고
수저가 요모조모 이야기할 때
못난 기억들 건져내어
개수대로 던져버린다
버린 것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처럼
눈으로 짜고 또 짜서 널고
무릎으로 바닥을 훔쳐내면
몸과 마음도 그만큼 씻겨져서
삶을 다잡을 수 있는 수행
속세에서도
한번씩 속세를 떠난다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잠깐 삶속에서 쉼표,
찍으며 회도라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싶네요.
명절 잘 보내세요`~~***
도골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평안하세요.
선아2님의 댓글

못난 기억들은 왜 매일매일 태어나는건지
깨끗이 씻어 놓 으면 자리 잡고 앉으니
서너번씩 하는 설거지처럼 매일 해야 할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도골 시인님
도골님의 댓글의 댓글

어쩌면
태어남이 부조리의 탄생일 수 있으니
그럴 것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cucudaldal님의 댓글

도골시인님 세제가 말을 섞어 연이 참 설거지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십니다. 감사합니다.
도골님의 댓글의 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야랑野狼님의 댓글

안녕 하십니까? 인사드립니다 선명한 시 속에 삶을 다잡을 수 있는 수행,
속세에서도 한번씩 속세를 떠난다, 그렇게 산다는것 어려울것 같습니다
설날 복 많이 받으십시오.
도골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야랑님.
시는 시일뿐.
편안한 연휴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주손님의 댓글

일상의 깨달음 공감하고 갑니다
건안 하시길요^^*
도골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