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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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잎 떠난 가로수에 덩그러니 얹힌 새집
그들도 먹고살기 힘들었는지
폐비닐을 물어다 집을 지었다
날이 저물 무렵
나무 위 새집 같은 아파트로 들어서면
자식은 모두 날아가고
얼기설기 짜놓은 거실에 아내만 있다
보았던 드라마를 또 보며
젖은 날개로 찾아들 새를 위해
뜨개질하는 그녀
기생오라비 같은 탤런트들이
아내의 눈을 뺏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튀어나온 뱃살을 미워하고 있는데
추운 날 두르라며 목도리를 걸어준다
순간 마음속 미움이 걷히고
힘내서
넓은 새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졌다
댓글목록
cucudaldal님의 댓글

전 이런 시가 좋더라구요. 애잔하고 서정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감사합니다. 아리시인님.
아리님의 댓글의 댓글

따뜻한 격려 고맙습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모난 데가 있어야
찔리고 상처나고 그래야 개싸움도 하고 그럴 텐데
맘부림보다는 칼부림이 좋은데, 이 양반은 태생이 양반인가 봐!
아리님의 댓글의 댓글

못본 척 지나쳐도 마음은 괜찮은데
턱하니 말을 거니 반가워 우물쭈물
아는 척 대꾸 하자니 없는 체면 구기네
무의(無疑)님의 댓글의 댓글

모처럼 쉬면서 이 시 저 시 유람하는 중입니다.
유람하다 건진 시
님만 읽으셈....
역쉬, 족보
조선 아닌 아시아에서
김기택 아닌
채상우, 오후 한 詩에서
'내 친정은 인기척이 없다' 아닌
'처음 마음이 만났을 때'를 읽었다
김경주는 아는데
전문영이 누군지 당최 몰라
퍼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오른쪽 마우스를 서둘러 누른다
창작을 담보하고
비평이 보증하는
뼈대 있는 가문 출신이었던 것이었다
세상에
'착란 이외엔 그 안에서 기울만한 양식이 없다'라니
아리님의 댓글의 댓글

탑(塔) /이영도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번 흔들지 못하고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활연님의 댓글

떡국 그릇으로 치자면
인마, 해도 될 듯.
자주와, 고로
현명한
로야
아리님의 댓글의 댓글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손 대신 부리로 나뭇가지를 물어다 집 짓는 까치도 아닌데
얼기설기 쓴 글이 석연치 않아 잠시 고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