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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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ink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7회 작성일 19-02-10 20:15본문
시름
햇볕이 잘 들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널찍한 곳에
케케묵은 시름을 꺼내 말린다.
시름의 껍데기가 검붉게 타들어갈수록
몸에 기생하는 독소가 자취를 감추고
시름의 껍데기가 조금씩 벌어질수록
정신을 어지럽히던 계산기가 먹통이 되어
새 삶을 맞이한 듯, 오늘이 신선하게 다가선다.
무소불위로 군림하던 시름의 벌거벗은 실체는
뽀얀 솜털을 두른 한 마리의 고치
그동안 미안했다며, 사죄의 손길을 내민다.
나는 또다시 어두운 골방에 들어앉아
시름이 주는 고통에 썩어가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찰나의 순간,
그 연약하고 가느다란 손을 잡자마자
실타래처럼 시름이 끊임없이 풀어져 나와서는
몸 구석구석에 독소를 가득 채우고
머릿속을 무한정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름이란게 감기보다 더 오싹하게 하네요
난 시름하고 안친하고 싶어요
jinkoo 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에고치가 번데기로 가는과정
기발한 시어입니다
명주옷을 한벌 해 입고싶네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