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에 서린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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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5건 조회 319회 작성일 19-02-15 10:01본문
대숲에 서린 숨결
하얀 눈 사각사각 잎새의 떨림
밤새도록 눈이 내리는 날은
영혼마저 으깨는 깊은 한숨 소리
장독대 위에 내린 달을 보려
대숲도 고개를 살며시 치켜드는데,
평소는 밀림 같은 오솔길 사이로
바람은 파고들다 숨이 차면 우! 우
대나무 하루는 깊은 신음과 통곡이
절제된 음감 속에 고통을 전하며
추울수록 촘촘한 마디 강하게 영그는
대나무의 강한 일생을 터득한 터였다
흔들리는 세상에 침체한 일상을
바람에 실어 깨우치며 방향을 제시
지나는 순간 학의 날개처럼 길게 흔드는
잊지 못할 기념적 풍경이었다
수많은 바람 쉬어갈 수는 없지,
대숲에 열리는 틈새는 촌음도 허락되지 않는
신음하듯 흔들리는 손사래가
평생을 갈고 닦은 않은 통과의례라고
미세하게만 느껴지는 고매한 숨결,
아득한 옛날 어머님 밤새 길쌈을
뒷산 대숲이 서럽게 우던 날
먼동이 트자 어머님 굵은 손마디,
밤새 영글던 딱딱한 대마디가
아침 햇살에 황홀한 숨결로
떠나지 못해 아름답게 다가오고 있었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숲에 숨겨진 숨결처럼
길쌈을 짜던 엄마 손도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지셨군요
대나무 소리만 들어도 엄마 생각이 간절하시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부모님들은 모두 손마디가 굵으셨지요,
살아 생전 못다한 마음, 죄송스럽게 떠 올려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나무 딱딱한 마디와 어머니의 손마디.
대숲과 대마무로 빗댄 어머니의 일생이 그려집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좀더 넓게 보지 못하고 어머니 생각으로
글을 마감 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나무밭에 하얀눈이 내리면 선비들은 조용히
옷소매를 접지요
곧 죽순이 밀어 올리는 봄이 오겠네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접한 글에 손님을 불러들였네요
늘 따스한 마음, 곧 죽순이 돋아 나겠네요
건필을 빌어 드리옵고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숲의 약간은 괴기스런 허밍 같은 울림은 언제나
신비로운 두려움을 주었습니다.
말 못할 통곡 같기도 하고,
마음을 두드리리는 하소연 같기도 하고, 밤을 잊은 정령들의 속삭임
같기도 한 대숲의 노래, 잘 감상하고 갑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안지방 북서풍은 해가 지면서 대체적으로 그치는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가끔 밤을 새워 불어오면 무슨 귀곡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려서 조금 느꼈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감사를 놓습니다.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나무 숲 마디에 숨어있네요.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건필하셔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유년은 부모님이 길쌈도 하고
베틀에서 베를 짜는 모습도 보았지요
대숲에 부는 바람처럼 가슴 서늘한 긴 밤을 세우는
잠시 옛 날을 회상해 봅니다
감사 합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어느새
곱던 제 손도 마디가 굵어 가고
흉물 스럽게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일을 안해 봐서
고무장갑을 끼고 일하지 않아서
손이 점점 미워지는 것을 느끼는 중
저도 어머니의 전차 타고
이것 저것 닦고 쓸고 하다보니
점점 어머니 다워지는 걸 느낍니다
나무는 일 년에 나이테 하나
대나무는 일 년에 마디가 하나가
생긴다고 하는데 얼마 전에 받은 선물
대나무를 잘라 만든 연필꽂이
이사오면서 버려 갑자기 아쉬운 맘
그때는 왜 그걸 하찮게 생각했는 지...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멈춰서도 안되겠지요
흐르는 물처럼 가는 인생이지만,
추억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아름다움이기도,
아픈 기억이기도 합니다.
다녀가신 발길 고개를 꾸벅 합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 시인님의 시를 통해
어머님께서 밤새 길쌈하시는 모습
아련하게 가슴으로 다가 옵니다
울 어머님, 그 어머니의 어머니
파란 만장한 삶을 사신 어머님들
모습과 대내무 마디를 대비시켜보며
시 감상속 뭉쿨함을 느껴보는 맘
어머님은 소천하셨지만 늘 가슴에
어머님의 숨결 느끼고 사시는 시인님
마음에 귀감이 됨에 제 아들은
훗날 어머니의 기억이 뭘까 생각 할까
우리 엄만 글쓰느라고 자판만 두드렸다 ...ㅎㅎㅎ
쥐구멍이 어디 있나 지금 찾는 중...***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도 그런 걸 두고 여인의 생애를 높게 칭송했는지 모릅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런 흔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옛 삶을 너무 잊고 지내도 아니 될듯 싶습니다
알뜰하게 살아온 생애는 모두에 교훈이니까요
감사를 다시 한번 드립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도 어머닌 모성애로
어떻하든 살아 보려고 하는데
자식 줄줄이 낳고 가정을 본 척도
하지 않고 놀음에 빠진 남편
과거 한국사의 단면!
물론 다 그러지 않았으나
가끔 드라마나 영화 감상을 통해
울 어머님들 애환에 여자의 일생을
다시금 생각해 보며 바꿔진 삶
시대의 흐름을 생각 해 보며
제 구실에 대해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