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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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 이주원
길가의 살얼음들이 쪼개지듯이
입술마저 부르터 갈라지던 겨울날
아무리 두드려도 홀로 깨지지 않는
열차 창을 사이에 두고 너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끝없이 바라보았다
너를 더 가까이서 눈에 담으려
얼어붙은 창에 바짝 다가갔지만
유리창에 하얀 안개가 피어나면
혹여나 네 고운 얼굴 지워질까봐
나는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날 태운 열차는 서서히 출발하고
너는 마치 풍경처럼 멀어져갔다
수없이 닦아낸 투명한 차창 너머로
미처 닦지 못한 흐린 각막 너머로
너의 얼굴은 뿌옇게 번져만 갔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흔한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이별 장면이 클로즈업 되면서 다가왔다 사라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이 주원 시인님